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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오디오 2023년 5월호] 50여 년 가꿔 온 스펜더의 음향이 피어오르다. Spendor Classic 2/3
SOVICO AV (ip:) 평점 0점   작성일 2023-05-12 추천 추천하기 조회수 36


영국의 스피커 제작사 스펜더가 요즈음 같은 시절에 새삼 소중하게 느껴진다. 동사는 창립 60주년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 한결같이 스피커를 제작하고, 그것도 변함없이 가정에서 사용하는 클래식 스피커라는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영국의 스피커 제조사라고 해도 홈, 프로, 카오디오, PA용으로 무차별하게 제품군을 늘리고 있는 곳도 있는데, 그런 곳과는 다른 체취를 느낄 수가 있어서 좋다.



스펜더(Spendor)는 1960년대 후반에 스펜서(Spencer) & 도로시(Dorothy) 휴즈 부부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스펜더라는 브랜드명은 두 사람의 이름을 반반 섞어서 만든 것으로, 따라서 정확한 명칭은 ‘Spen-Dor’이다. 스펜서 휴즈는 BBC 사운드 엔지니어링 부서에서 엔지니어로 오랫동안 일하다가 독립, BC1이라는 스피커를 발표해 일약 스피커계의 새로운 별로 떠올랐다. 그 당시 영국 스피커는 어딘지 모르게 다소 온화하고 반응이 좀 느린 것 아닌가 하는 그런 평가를 받았지만, BC1이 등장하면서 번득이는 해상력과 스피디한 속도감으로 화제를 모았고 브리티시 사운드의 진일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관록 있는 명문가 스펜더는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영국에서 제품이 만들어지며, 대규모의 염가판과는 거리를 둔 채 여전히 초기처럼 다소 가격대가 높지만 고귀하고 고고한 분위기의 제품 라인을 쭉 이어 오고 있다. 현재 3가지 라인업이 있는데, BBC 모니터 스피커의 유산을 간직한 클래식(Classic) 라인, 혁신을 표방하며 2012년에 D7로 등장한 D 라인, 그리고 D 라인을 참고해서 개발된 2017년에 등장한 엔트리 모델인 A 라인이 있다. 그중 클래식 라인 제품군은 BC1 시절의 스타일과 사운드 기반 위에서 매우 특별한 사운드로 진화한 동사의 간판급 기종이며 가장 고급기 라인이다.



시청기 클래식 2/3은 클래식 라인 중 대표작으로, 1973년에 등장한 BC2의 후예이자 1994년에 등장한 SP2/3으로 시작된 2/3 라인업의 혈통을 이어 또 하나의 대표작으로 완성된 2/3의 최신작이다. 동사의 2/3은 아담한 크기와 뛰어난 성능으로 20여 년을 롱런해 온 그야말로 동사의 핵심 기종이다. 이 클래식 2/3은 명칭에 클래식이라는 호칭이 새로 붙었는데, 외양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플래그십 모델의 기술력을 담고 있어 기술적으로는 더욱 진화했다. 그리고 발표 후 중역이 튼실하고 부드러우면서도 투명, 정확하다는 장점들이 입소문이 나 있는데, 시청해 보니 소문과 다르지 않다. 덧붙이자면 상쾌함, 화사함이 두드러지며 사운드의 품위가 무엇인가를 알게 해 주는 기종인 것이다. 한마디로 멋지다.



클래식 2/3은 덩치가 크지만 2웨이이며, 전면에 덕트가 있는 베이스 리플렉스 구조로 되어 있다. 인클로저는 보기에 별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캐비닛을 두들겨 보면 타사의 일반적인 소재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엘라스토머 패널 댐핑이라는 공명을 줄이기 위해 특수 공법을 적용해 캐비닛이 보다 향상되었는데, 잔향이 남지 않아 공진이 줄었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그릴도 마그네틱 방식으로 깔끔하게 부착된다.


이 스피커에 적용된 자체 제작한 드라이버들도 완전히 새로 설계되어 더욱 성능이 좋아졌다. EP77이라는 미드·우퍼는 폴리아미드 섬유 강화 콘과 더욱 강화된 바스켓이 적용된 업그레이드된 유닛이다. 와이드 서라운드가 특징인 22mm 폴리아미드 돔 트위터 역시 새로 설계되었다. 당연히 유닛에 맞춰 네트워크도 달라졌다.



소리를 울려 보기 위해 매칭한 기종은 마란츠 인티앰프 PM-10과 SACD 플레이어 SA-10. 그리고 이번에는 전용 스탠드가 준비되어 이 스탠드 위에 클래식 2/3을 올려 두고 시청했다. 전체적으로 고음이 직접적이거나 강한 금속성 느낌 같은 것 없이 디테일이 매끄럽고 부드러우며, 저음은 리드미컬하고 응집력이 있으며 정확하다. 펀치력에 대한 반응도 대단히 좋다. 대형기 부럽지 않은 음장감도 느껴진다. 모든 스피커들의 중간 지대에 있는 것처럼 중용의 미덕을 과시한다는 느낌이며, 상쾌하며 나긋한 보컬과 현악에서 생기를 드러내는 입체감과 자연스러움이 공존한다.



오디오 제품에서의 소리라는 것은 단박에 사람을 사로잡는 것이 아니라 들을수록 따스하게 감싸 주는 경우가 진짜 소리다. 시청기와 같은 수준이라면 굳이 더 이상의 스피커에 욕심을 내지 않아도 되겠다. 스피커가 크다고 해서 음장감이 웅장하게 펼쳐지고 저역이 물밀듯이 밀려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터득하고 있는 분이라면 이런 정도의 제품이 얼마나 합리적인지 잘 알 것이다. 



가격 750만원(스탠드 별매)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22cm, 트위터 2.2cm   

재생주파수대역 35Hz-25kHz   

출력음압레벨 88dB/W/m   

임피던스 8Ω   

권장앰프출력 25-200W   

크기(WHD) 27.3×54.3×33.8cm   

무게 14.5kg


출처 : 월간 오디오(http://www.audio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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